지난 9월 29일, 통계청이 노인의 날을 맞이해 고령인구에 대한 통계를 발표했다. 올해 대한민국 65세 이상 고령인구의 수는 901만 8,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17.5%를 차지했다. 2025년에는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를 넘기며 초고령화 사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대표적인 고령화 사회 국가로 꼽히는 일본보다 빠르다. 참고로 일본의 경우 초고령화 사회 진입까지 10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며, 미국은 15년 후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높은 노인 자살률곧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지만, 우리나라 노인복지의 현주소는 여전히 물음표다. 특히 높은 고령층 자살률은 노인복지의 사각지대를 의미한다. 보건복지부가 9월 28일 발표한 '2021년 사망원인통계'를 살펴보면 2021년 자살 사망자는 13,352명이었으며, 80대 이상 고령층 자살률은 61.3명으로 그 뒤를 이은 70대 41.8명 보다 월등히 높았다. 지난 2018년에는 80대 이상 고령층 자살률이 69.8명을 기록해, oecd 노인 자살률 1위 국가라는 불명예를 떠 앉기도 했다.
노인 자살률이 높아지는 원인은?2018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발표한 '노인실태조사'를 살펴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의 21.1%가 우울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6.7%는 극단적인 선택을 생각해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극단적인 선택을 생각해 본 적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들 가운데 13.2%는 실제로 자살을 시도한 경험이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약 3년간의 코로나19 대유행을 겪으면서, 대한민국 사회 전체적으로 정신건강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우울 증상을 호소하는 고령층의 수는 더 많을 것으로 추축된다. 금전적인 문제도 고령층 자살률이 높은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다. 극단적 선택을 고려했다고 응답했던 65세 이상 노령층에게 이유를 물었을 때, 가장 많은 27.7%가 생활비 문제 등 금전적인 문제를 이유로 꼽았다. 그 뒤를 본인의 건강 문제(27.6%)와 가족과의 갈등 및 단절(18.6%)가 이었다.실제로 우리나라의 노인 빈곤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다. 2016년 oecd가 발표한 자료를 살펴보면 우리나라 중위 소득을 100을 보았을 때 소득이 50이 안 되는 노인 빈곤율이 46.7%에 달했다. 2014년 발표한 oecd 평균 노인 빈곤율 12.1%와 비교해서 4배나 높았다. 다른 선진국인 미국(21%)과 독일(8.5%), 스웨덴(7.6%)와 비교하면 그 심각성을 더욱 느낄 수 있다. 이는 대부분의 노년층이 노후 준비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통계청의 보고서를 보면 고령층의 43.3%가 노후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이유로는 준비할 능력이 없음이 59.1%, 자녀에게 의탁 29%으로 나타났다. 실정이 이러하니 전문가들은 "노인을 위한 사회보장제도 확충이 매우 필요하다"라고 강조한다. 실제로 2020년 조사에 따르면 노년층 49.9%가 부모 부양을 가족, 정부, 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한다고 응답했다. 대한민국은 7년 후면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한다. 2026년에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할 줄 알았던 과거의 예상보다 더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지금보다 더 발전된 노인 복지 정책이 필요한 이유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