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신경질환사전]은 신경과 전문의 이한승 원장(허브신경과의원)과 하이닥이 생활 속의 신경과 질환이라는 주제로 기획한 시리즈 기사입니다. '눈꺼풀떨림', '어지럼증',' 손발저림', '각종 두통' 등 흔하지만 병원까지 방문하기에는 애매한 증상을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합니다.자율신경계는 말초신경계통에 속하는 신경계로 '혈압', '호흡'과 같이 우리 생명과 연관된 부분들이 자연스럽게 돌아가도록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 때문에 자율신경계가 기능을 잃는 자율신경 실조증은 생명 유지에도 문제를 유발합니다. 다행히도 당뇨병을 제외하면 자율신경 실조증을 유발하는 질환은 매우 드뭅니다.
자율신경계란?자율신경 실조증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율신경을 이해해야 합니다. 해부학적으로 자율신경은 대뇌 피질이 말려들어간 뇌섬엽, 시상하부 등 여러 부위에 흩어져 있습니다. 덕분에 다른 뇌 기능과 비교해서 편측성이 덜합니다. 매우 중요한 기관이기 때문에 한곳이 망가져도 큰 문제가 없이 돌아갈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기능적으로는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으로 나뉩니다. 교감신경의 기능을 간단하게 설명하면 '공포 반응'입니다. 초식동물이 포식자를 만났을 때 놀라서 도망가는 것이 교감신경 기능의 대표적인 예입니다. 도망가기 위해서 내장과 표피로 가는 혈류를 줄여 근육으로의 혈류를 증가시키고, 체내로 들어오는 공기의 양을 증가시키기 위해 기관지를 늘립니다. 또한 신경전달 속도가 빨라지며 각성하게 되고, 심장이 더욱 강하게 뛰게 됩니다. 이러한 생리적 반응을 돕기 위해서 혈당과 각종 혈중 지방이 증가하게 됩니다. 단, 이런 상태가 너무 장기간 지속되면 생식 기능이 떨어집니다. 반면 부교감신경의 기능은 '휴식', '소화'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부교감신경계는 교감신경을 자극하는 위협요소가 사라지면 각성했던 신체를 안정상태로 되돌리는 역할을 합니다. 심장박동이 감소하고, 혈압이 떨어지며 확장되었던 기관지가 축소됩니다. 또한 소화기의 각종 분비샘 기능이 증가하며 위장관으로 혈류가 증가합니다. 간략하게 설명했지만, 결론은 교감 및 부교감 신경계는 우리가 살아있는 매 순간 서로 상호작용을 하면서 우리가 새로운 상황에 적응하고 적절한 생리반응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능을 한다는 것입니다.
자율신경 실조증란?자율신경 실조증이란 자율신경이 망가져 심장, 폐, 혈관, 호흡기, 소화기 등 장기들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생명 유지가 불가능하다는 뜻입니다.자율신경계 실조증은 매우 드물게 발생하며, 발생 즉시 환자는 중환자실에 입원하게 됩니다.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자율신경계 실조증과 기능 이상은 대부분 당뇨병에 의해 유발되며, 일부의 경우 항암치료 후, 자가면역 질환, 라임병에 의해 생기기도 합니다. 순수하게 자율신경 문제를 유발하는 질환으로는 일차성 아밀로이드증(primary amyloidosis) 정도를 예를 들 수 있는데, 매우 희귀한 유전병이며 장기간 생존이 불가능합니다. 참고로 가장 흔한 자율신경계 이상은 실신입니다. 교감신경의 과도한 흥분으로 혈압이 갑자기 상승하면, 부교감신경인 미주신경의 활성도가 증가해 혈압이 떨어져 의식을 잃게 됩니다.최근 들어 자율신경 실조증이라는 명칭을 남용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위염에 의한 소화불량이나 수면장애에도 자율신경 실조증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이는 잘못된 건강 정보 입니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이한승 원장 (허브신경과의원 신경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