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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증상’ 나타나면 최대한 빨리 병원 찾아야…뇌경색 전조증상과 골든타임은? [인터뷰]

[인터뷰] 신경외과 전문의 백민우 명예원장뇌경색 증상 의심되면 최대한 빨리 병원 찾아야 골든타임 놓치더라도 적극적인 치료받는 것이 중요 우리 몸은 혈액이 혈관을 통해 원활하게 순환해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특히 뇌는 무게가 체중의 2% 밖에 차지하지 않지만, 심장에서 나오는 혈액의 15~20%를 필요로 한다. 많은 혈액이 필요한 만큼, 그 어떤 장기보다 혈액 순환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 이러한 뇌에 단 몇 분이라도 혈액이 공급되지 않으면 뇌세포가 파괴되어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다. 뇌혈관이 막혀 혈액이 뇌에 통하지 않는 뇌경색이 ‘뇌 속의 시한폭탄’이라 불리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대한뇌혈관내수술학회 창립멤버로 국내 뇌혈관내수술 분야를 이끌어온 신경외과 전문의 백민우 명예원장(뉴고려병원)을 만나 뇌경색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나눴다.백민우 명예원장ㅣ출처: 하이닥

뇌졸중의 70%는 뇌경색, 어떤 혈관 막히느냐에 따라 증상 달라져뇌졸중은 뇌혈관 질환과 같은 말로, 크게 뇌경색과 뇌출혈, 지주막하출혈로 나눌 수 있다. 이 중에서 뇌경색은 뇌혈관이 막혀서 영양분과 산소를 공급하는 피가 뇌에 통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뇌혈관이 막히면 막힌 혈관 부위에 따라서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며, 막힌 정도에 따라 증상이 수분 또는 수 시간 지속되기도 한다. 백민우 원장은 “굵은 혈관이 막히면 반신마비나 실어증 등의 증상이 심각하게 나타나고, 가는 혈관이 막히면 두통이나 어지러움 등 증상이 경미하게 나타난다”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물체가 둘로 보이는 복시나 음식을 삼키지 못하는 연하곤란 등이 나타나면 뇌경색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골든타임 놓치더라도 치료 적극적으로 받아야뇌경색이 나타나면 빠른 시간 안에 막힌 혈관을 뚫어주어야 한다. 백 원장은 “증상이 나타난 뒤 빠르게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으면 약 65% 정도는 예후가 나쁘지 않다”라고 말하며, “골든타임을 놓치면 완치 가능성은 낮아지지만, 그래도 적극적으로 치료받아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치료 기술의 발달로 인해 최근에는 12~20시간이 지나도 치료를 받으면 호전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 실제로 뇌경색 골든타임으로 알려진 발병 6시간 이후에 병원을 찾더라도 뇌 손상이 많지 않은 경우 치료 효과가 충분히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2017년 서울아산병원 신경중재클리닉 서대철 교수팀은 2년간 혈관 폐쇄로 인한 뇌경색으로 응급실에 내원한 환자 98명을 분석했다. 발병 6시간 이내에 시술을 받은 뇌경색 환자 32명과 발병 6시간이 지나고 시술받은 뇌경색 환자 32명을 1:1로 매칭해 비교한 결과, 두 환자군의 퇴원 시 상태와 사망률에 큰 차이가 없었다.

젊은 뇌경색 환자 늘어나…생활 습관과 위험 질환 관리가 중요뇌경색은 주로 50대 이후에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최근에는 잘못된 식습관과 운동 부족, 과도한 스트레스, 비만 등으로 30~40대에서도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의료통계정보에 의하면 2021년 50세 미만 뇌졸중 환자는 총 43,507명으로, 전체 환자의 약 7%를 차지했다. 백 원장은 잘못된 생활 습관으로 인해 나타나는 뇌경색을 시냇물에 비유해 설명했다. 시냇물에 낙엽이 많아 한 쪽에 고여있으면 물이 잘 흐르지 못하는데, 낙엽이 바로 잘못된 생활 습관과 같다는 것. 이 낙엽들을 제거해 주어야 시냇물, 즉 혈액이 원활하게 순환할 수 있다.콜레스테롤과 혈전 등으로 막힌 혈관ㅣ출처: 게티이미지 뱅크

뇌경색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 질환을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백 원장은 뇌경색의 가장 대표적인 위험 질환으로 ‘고혈압’을 꼽으며, “고혈압이 뇌경색을 일으키는 과정은 아스팔트 도로와 비슷하다”라고 설명했다. 새로 포장한 아스팔트 도로를 소형차가 달리면 별 이상이 없지만, 대형 트럭이 달리면 파손이 생긴다. 고혈압은 이 대형 트럭과 같다. 혈압이 높아지면 혈관 벽에 손상을 일으키는데, 손상이 생기고 아무는 과정이 오랫동안 반복되면 혈관이 좁아지는 동맥경화증이 나타나게 되고, 결국 혈관이 막히는 뇌경색으로 발전할 수 있다. 백 원장은 “고혈압은 특별한 증상이 없기 때문에 관리에 소홀할 수 있다”라고 설명하며, 평소에 꾸준히 관리할 것을 당부했다. 뇌경색은 정도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심각한 장애를 남길 수 있는 위험한 질환이다.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 바른 생활습관을 유지하고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며, 위험신호가 있으면 최대한 빨리 전문 의사가 있는 병원에 가서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