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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비만 위험 낮추는 장수 단백질 '클로토'...뇌 노화 예방에도 효과?

노화가 시작되면 몸에는 다양한 변화가 생긴다. 그 중 클로토(klotho) 단백질 감소도 포함되어 있다. 클로토 단백질이 줄어들면 조기 노화, 심혈관 질환, 인지기능 저하 등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숭이를 대상으로 이루어진 동물실험 결과 클로토 단백질 투여가 뇌 노화를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져, 가까운 미래에 노년층 인지기능 손실 예방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출처: 게티이미지뱅크

1997년 미국 텍사스 대학교(the university of texas) 연구진이 처음 발견한 클로토 단백질은 지난 20년 동안 노화와 수명 연장의 비밀을 풀어줄 유력한 후보 중 하나로 지목되어 왔다. 이에 전 세계 노화 분야 전문가들은 클로토 단백질의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다양한 연구가 진행됐다. 대표적으로 2018년 발표된 미국 예일 대학교(yale university) 연구진의 논문이다. 당시 연구진은 클로토 단백질이 체내 각종 호르몬을 활성화하고 인슐린 민감성을 높여 당뇨병, 비만, 암 등 질환에 걸릴 위험을 줄여준다는 내용의 연구를 발표하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클로토 단백질이 가까운 미래에 뇌의 노화 예방과 인지기능 향상에 도움을 줄 수도 있다고 주장하는 연구가 발표됐다.



동물 실험에서 인지기능 개선 효과 확인돼지난 4일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샌프란시스코(university of california, san francisco) 신경학과 데나 듀발(dena dubal)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노령의 원숭이에게 클로토 단백질을 투여한 결과 원숭이의 인지기능이 개선됐다는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인지기능이란 지식과 정보를 받아들여 저장하고 편집해 어떠한 행동이나 생각을 유발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기억력, 학습능력 등이 이에 속하며 인간의 사고능력을 유지하게 하는 모든 과정이 인지기능에 포함된다. 인지기능이 떨어져지면 기억력, 언어능력 등이 감소하게 되고 그 정도가 심하면 질환으로 이어져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개인의 사회적·직업적 기능을 잃게 된다. 인지기능 감소 원인의 대부분은 노화에서 비롯되며, 알츠하이머병이나 파킨슨병과 같은 퇴행성 질환이 인지기능 손실을 더욱 가속화한다. 연구진은 클로토 단백질 투여가 뇌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해, 사람과 유사한 인지능력을 가지고 있는 영장류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22살 정도 된 노령의 히말라야 원숭이 18마리에게 체중 1kg당 10mg의 클로토를 단일 투여했다. 그 결과, 단 한 번만의 투여로도 유의미한 인지기능 개선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투여 직후 원숭이들에게 작업기억과 공간기억을 평가하는 검사를 받도록 했을 때, 약 2주 동안 개선된 기억력을 유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단, 투여량을 늘려도 인지기능이 더 많이 개선되지는 않았다. 작업기억은 일시적으로 정보를 기억하고 편집하는 능력을 말하며 학습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치매 등으로 인해 인지기능이 급격하게 떨어지면, 다른 인지능력과 함께 손상된다. 공간기억은 장소나 물건의 위치를 기억하는 능력으로 마찬가지로 인지기능 손실과 함께 감소한다. 연구진은 "클로토 단백질 투여가 원숭이 뇌 건강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매우 긍정적이다"라고 말하며,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클로토 단백질로 인간의 인지능력 저하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에이징(nature aging)'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