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신경질환사전]은 신경과 전문의 이한승 원장(허브신경과의원)과 하이닥이 생활 속의 신경과 질환이라는 주제로 기획한 시리즈 기사입니다. '눈꺼풀떨림', '어지럼증',' 손발저림', '각종 두통' 등 흔하지만 병원까지 방문하기에는 애매한 증상을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합니다.우울증은 뇌질환이 있을 때 더 잘 발생합니다. 실제로 뇌졸중 생존자의 우울증 발병률은 심근경색 생존자보다 약 70% 높습니다. 또한 알츠하이머병과 파킨슨병을 비롯한 각종 치매, 광우병이라고 불리는 크로이츠펠트 야콥병 역시 우울증을 동반하며 발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울증이나, 불안증, 정신분열증 등의 다른 정신질환을 동반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뇌질환이 우울증을 동반하는 이유우리 뇌에는 감정과 관련된 뇌 회로가 있습니다. 이 회로에 자극이 가해지면 불안증, 조증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큽니다. 반면, 해당 회로가 파괴되면 감정적으로 둔해지거나 우울해질 가능성이 커집니다. 따라서 뇌를 파괴하는 뇌졸중, 파킨슨병, 각종 치매, 광우병, 외상성 뇌 손상, 뇌염 등의 뇌질환은 조증보다는 우울증을 동반하게 됩니다. 과거에는 뇌질환 환자의 증상과 병의 진행을 관찰하면서 우울증 여부를 알 수 있었습니다. 현대에는 과학이 발달하고 감정의 조절에 관계된 뇌 회로들이 발견되면서, 우울증 발병이 예측 가능해졌습니다. 감정 조절과 관계된 중요 뇌 영역은 다음과 같습니다.
전전두엽 (prefrontal cortex)해마 (hippocampus)시상 (thalamus)미상핵 (caudate nucleus)뇌섬엽 (insula cortex)대상회 (cingulate gyrus)봉선핵 (raphe nucleus): 세로토닌을 분비하는 곳중뇌의 흑색질 (substantia nigra of midbrain): 도파민을 분비하는 곳기댐핵 (nucleus accumbens): 아세틸콜린을 분비하는 곳
위 나열한 뇌 영역을 다발성으로 침범해 손상 시키는 뇌질환이 발생했을 때, 우울증이 생길 가능성이 급격하게 높아집니다. 우울증에 의해 뇌 이상이 생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우울증을 치료하지 않고 그대로 방치하면 전전두엽, 해마, 시상, 미상핵, 대상핵 등에서 국소적인 피질 위축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감정을 조절하는 뇌 회로 이상이 우울증의 원인이지만, 반대로 우울증으로 인해 추가적인 구조적 이상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우울증이 더 악화될 수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뇌질환으로 인한 우울증 치료아직까지는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와 같은 항우울제를 처방하는 등 일반적인 우울증 치료방법이 사용됩니다. 하지만 구조적 이상이 동반된 경우이기 때문에, 뇌질환에 의한 우울증은 일반 우울증에 비해 약물 효과가 떨어집니다. 그럼에도 우울증이 일상생활을 침범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감정과 관계된 회로와 뇌의 전반적인 기능 및 구조에 대한 연구는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따라서 뇌질환에 의한 우울증 연구도 미흡합니다. 그러나 최근 뇌 속의 각종 신경망 및 그 상호작용에 대한 연구가 급격하게 진전되고 있어 진단과 치료에도 큰 발전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이한승 원장 (허브신경과의원 신경과 전문의)